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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河回十六景(하회 16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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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註)】
겸암정사와 옥연정사에서 바라본 16경을 읊은 졸재(拙齋) 류원지(柳元之)공의 시

河回一村 三面皆水也 村之得名以此 / 山之自北來者 前遇大江鬱而不過 東走六七里 又遇大江而止 卽回轉向南聳拔特立 橫亘數里 其名曰花山 / 山之腰 更頓跌爲複嶺者 再西下爲平原 盤回周口 開闊廣夷 卽河回村也 / 而村之東南又有一山 來甚遠隔江橫列爲奇峯 列峀懸崖怪石獻狀不一 / ▩至村之西南隅爲巨嶺 嶺之北抽出一壟
伏而復起爲遠志峯 峯出遠志 故名峯 / 在村煙之西 發足棲閃 爲平岡綿亘 /
北首更轉面東去至村之正北 開展爲石壁萬? 東西可五六千步 削立如屛
江卽洛之上流 其源出太白山中 繞數百里 歷禮安安東 至豊山縣之西南隅
花山之背循山而出於河村之東 / 橫流過村前 西馳遙遙北至石壁下 涵泓渟口
爲深潭 餘波東噴爲淺瀨 花山西趾 復轉而北流 / 西出竹淵卽前
所謂北來之山遇江而止者 卽其處也 / 江內外兩岸皆有平沙 夾地長與江 竟其色
正白如雪 無一點塵埃氣 / 沙上古松數萬餘株 沿江相望 村林立 赤甲蒼鱗間以苔老간(간:幹-干+木)뇌(뇌:石+雷)
短葉扶疎 每明月暫入則淡影交橫 / 微風時至則爽 間發 冷冷焉
使人性地虛明意思超越 / 若夢入瑤臺玄圃 如聆數千載前琴筑遺音 / 最爲奇絶
至其積雪初霽大地渾白 朝起而視之則見其玉屑成堆 萬林皆然而猶自靑靑 /
强項不屈又如正人壯士 臨大難而不易所守 尤可賞也 / 精舍之在石壁西偏者曰謙庵
卽伯祖牧使公所築 取而爲號者 / 而其東則玉淵書齋 吾王父 平日遊息之所也 /
庵據江水大曲之處 前有巨石 高可二十餘丈 在江中/當怒濤衝激之勢 其足自水中出 /
北岸 盤陀爲大磯 其上平夷寬闊可坐而釣也 / 玉淵之西 傍出爲臺者凡三 曰雙松也
曰光霽也 曰達觀也 皆前臨江水 達觀臺則又在最高上處 / 與謙庵相望而馬巖適當
其中間 在石壁之下 江岸之上 與繫船巖爲伯仲 相上下桃花 遷又在其東
細逕緣山腰可往來也 / 兩處精舍皆前俯河村 煙火掩映桑內 漁樵互答 犬相聞 /
亦甚격靜造成幽趣 而其山川之淸淑 氣象之형別 四時之景不一 朝暮之態各異
有難以言語 / 名狀 蓋村中勝賞盡在江北一臺 攬而爲精舍之有矣 將欲求題
品於當世之大手筆 以侈其勝故略記 其梗槪如右其十六景 名目具下

立巖晴漲
卽謙庵前江中巨石是
 
 馬巖怒濤
巖甚口每江水盛長則噴薄如雷聲 後改名障川巖
 
 花峀湧月
山在精舍東南直河村東
 
 蒜峯宿雲
峯在南江外 聳入雲端重 可愛以其狀 類蒜辨故 俗呼蒜峯 後改名晩隱
 
 松林霽雪
卽村長松 林立沙堤上者是
 
 栗園炊煙
在河村後 松林內
 
 秀峯霜楓
亦在村南江外 峯下帶崖 崖上有口口 婁絡之 每新霜始降 輒滿壁爛紅
 
 道棧行人
棧在村西 江外 紆數里 
 
 南浦虹橋
浦在河村南 隔江相望之處 村人每於秋冬之交 跨江作橋以通往來
 
 遠峯靈雨
卽遠志峯 山出遠志 春雨時至 蔥可愛 年年放火燒之 不燒則不茂
 
 盤磯垂釣
卽立巖足 湧出水面 依江岸盤 口爲磯者是
 
 赤壁浩歌
卽江北石壁 有赤色甚古
 
 江村漁火
 
 道頭橫舟
 
 水林落霞
水林山名 在謙庵西 每日暮 霞起半邊 皆明
 
 平沙下雁


【국역】겸암 옥연 2정사와 주변 16경승

하회마을은 삼면(三面)이 모두 물이다. 그래서 마을 이름을 하회라 하였다.
북쪽에서 산이 오다가 앞에 큰 강을 만나 막혀 지나갈 수 없어 동쪽으로 육 칠 리를 달리다가 다시 큰 강을 만나 머물러 섰다. 다시 돌아서 남으로 향하여 높이 우뚝 솟아올라 두어 마장(약 1킬로미터) 이어지니 그 이름을 화산(花山)이라 한다.
산허리가 잠깐 머뭇거리다가 다시 산줄기를 일으키고는 서쪽으로 달려 펑퍼짐한 언덕이 되고, 물이 빙 돌아간다. 한바퀴 둘러보니 탁 트여 널찍하며 평평한 땅이 되었으니 곧 하회(河回)마을이다.
그리고 마을의 동남에 또 한 산이 있는데 그 산은 강 건너 멀리서 와서, 옆으로 기이한 봉우리를 줄지어 낳았으며 이어진 뫼마다 벼랑과 괴이한 바위를 매어 달았으나 들어낸 모습은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다.
비스듬히 이어 달려 마을 서쪽에 와서는 남쪽으로 큰 줄기를 이루고, 그 줄기 북쪽에서 한 번 솟아 언덕을 만들고 다시 엎드리었다가 일어나니, 원지봉이 되었도다. 이 산에서 원지(주: 원지과의 다년초로서 뿌리는 보정강양제)가 나니 이름도 원지(遠志)라 한다.
연기 나는 서쪽에 마을이 있어 산밑에서 불빛이 깜박거리고 실같은 언덕이 이어 진다.
다시 북쪽으로 머리를 틀고 동으로 가니 하회의 정북이다. 만 길이나 되는 바위벽을 깎아 병풍처럼 펼쳐 세워 놓은 듯한데 그 길이가 동서로 오 육천 보는 되는 듯하다.
물은 낙동강의 상류이다. 그 발원지는 태백산이며 꾸불꾸불 돌아서 멀리 백 리 길, 예안(禮安)을 거쳐, 안동(安東)을 지나 풍산현(豊山縣)의 서남 구석에서 화산의 등에 부딪쳐서 산을 돌아 하회마을의 동쪽에 나온다. 마을 앞 건너 쪽을 조심스럽게 서쪽으로 흘러 북쪽 바위벽 아래에 다다른다. 물이 모이고 고여 깊은 소(주: 물이 깊은 곳)가 되고, 일부는 파도치며 동쪽으로 소리치며 흘러, 얕은 여울을 만들며, 화산의 서쪽 발치를 깨물고, 다시 북쪽으로 돌아 흐른다.
서쪽으로는 죽연(竹淵) 바로 앞이 된다. 이곳은 앞서 말한 바 있는 북쪽에서 산이 와서 강을 만나 멈추었다는 바로 그 곳이다.
강 안팎 양쪽이 모두 모래톱인데 강을 따라 길게 뻗었다. 그러나 그 색은 눈같이 하얗고 한 점의 티끌도 없다. 모래 위쪽엔 수만 주의 묵은 소나무가 강을 따라 서로 마주 보며 마을을 둘러싸고 숲을 이루었다. 붉은 갑옷에 푸른 비늘을 단 듯 사이에 이끼가 끼었고, 노송(老松)은 부딪쳐 크게 울린다. 짧은 잎사귀의 나뭇가지가 자라, 사방으로 퍼져있어 달빛이 스며들 때마다 으스름 그늘이 흔들린다. 잔잔한 바람이 불면 상쾌하나 이따금 큰바람이 불면 냉랭(冷冷)하기도 하며, 퉁소 부는 듯한 소리조차 난다.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비우고 밝게 하며 세상 마음을 초월케 한다. 마치 꿈속에서 요대(瑤臺) 현포(玄圃)에 들어간 듯하고, 수천 년 전 거문고 소리를 듣는 듯 황홀하다. 더욱 기이한 절경은 그 곳에 첫 눈이 내렸다가 개이면 온 천지가 희게 되어서, 아침에 일어나 고운 눈이 소나무 숲에 쌓인 것을 보면 모두가 더욱 푸르게 보인다. 강한 줄기는 굽지 않아 마치 의로운 사람이나 장사(壯士)와 같아서, 어려운 일 당하여도 지키기로 한 것은 바꾸지 않으니 더욱 가상하다.
정사(精舍)는 석벽에 있는데 서편에 있는 것은 겸암정사(謙庵精舍)이니 나의 백조(伯祖=할아버지의 큰 형님) 목사 공(牧使 公)이 지으시고 호(號)를 따서 이름하였다. 그 동쪽 옥연서재(玉淵書齋)는 우리 할아버지께서 평소 쉬시던 곳이다.
겸암정(謙巖亭=겸암정사) 앞 강물이 굽이치는 곳, 물 가운데에 큰 바위가 있으니 높이가 스무 길(한 길은 약 1.75미터)은 넘는다. 성난 파도가 쳐서 부딪치게 되면 그 발치에서 물이 뛰어 오른다. 강 북측 울퉁불퉁한 바위가 대기(大磯 = 바위가 불쑥불쑥 솟아있는 물가)를 이루었는데 그 위에는 넓고 평평한 곳이 있어 낚시하기에 좋다.
옥연서재 서쪽 옆으로 나온 곳이 무릇 셋이다. 그 이름은 쌍송(雙松)이오, 광제(光霽)요, 달관(達觀)이다. 모두 강물 곁에 있는데 달관대(達觀臺)가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겸암정과 더불어 바라보기에 마암(馬巖)이 적당하고, 그 중간 바위벽 아래, 강기슭 위에 계선암(繫船巖:배를 대는 바위)이 있는데, 서로 상하에 형제처럼 아름답게 있다.
발을 다시 동쪽으로 옮기면 산허리에 오솔길이 있는데 왕래할 수 있다. 두 정사가 모두 강물과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으며, 연기나 불빛이 덮은 마을과 뽕나무 사이에서 나는 고기잡이와 나무꾼의 말하는 소리, 개와 닭의 서로 짖고 우는 소리가 섞여 들리기도 하며, 심히 조용하여 그윽한 정취가 조성되기도 한다. 그 산천의 맑고 깨끗한 기상은 계절에 따라 많이 다르고, 아침저녁의 모습도 같지 않고, 때에 따라 다른 것이 말로써 표현하기가 어렵다. 마을 중에서 빼어난 곳이 다 강북 한 언덕이 최고인데 그 곳에 정사가 있다.
그 경승지를 골라, 연유를 간략히 적고 당대 명필가의 글씨를 받아 사치스럽게 걸고자 한다.

 

그 대강은 다음 16경인데 그 이름을 아래에 열기한다
 
 立巖晴漲(맑은 날 강 가운데 선 바위)
 
 卽謙庵前江中巨石是(곧 겸암정 앞 강 가운데에 있는 큰 바위)
 
 馬巖怒濤(성난 물결이 부딪치는 마암)
 
 巖甚口每江水盛長則 噴薄如雷聲 後改名障川巖(큰물이 흐를 때마다 부딪쳐 뿜어대며 뇌성을 발하는 갈모바위 후에 障川巖이라 고쳐 부른다.)
 
 花峀湧月(화산에 솟아오르는 달)
 
 山在精舍東南直河村東(산은 정사의 바로 동남쪽, 하회마을 동쪽에 있다.)
 
 蒜峯宿雲(마늘봉에 서린 구름)
 
 峯在南江外 聳入雲?端重 可愛以其狀 類蒜辨故 俗呼蒜峯 後改名晩隱(봉우리는 남쪽 강 건너에 있고, 구름 속 깊이 들어가며 그 모습이 아름답고 마늘모양을 닮아서 마늘봉이라 한다. 후에 만은봉이라 고쳐 부른다.)
 
 松林霽雪(눈 개인 뒤 만송정의 소나무)
 
 卽村長松 林立沙堤上者是(마을 앞 모래 언덕에 서있는 소나무 숲)
 
 栗園炊煙(율원에 오르는 밥짓는 연기)
 
 在河村後 松林內(강 건너 마을 뒤의 소나무 숲 안쪽)
 
 秀峯霜楓(첫서리 내린 남산의 단풍)
 
 亦在村南江外 峯下帶崖 崖上有口口 婁絡之 每新霜始降 輒滿壁爛紅如開錦帳(강 건너 남산 벼랑에 있는 담쟁이 등이 얽힌 채 서리가 내리면서 붉게 단풍든 모양)
 
 道棧行人(잔도로 지나가는 나그네)
 
 棧在村西 江外 紆數里(서쪽 강 건너 비탈에 몇 마장 길이로 놓인 잔도)
 
 南浦虹橋(남쪽 나루의 무지개 다리)
 
 浦在河村南 隔江相望之處 村人每於秋冬之交 跨江作橋以通往來(남쪽나루에 강 건너와 마을사람들의 왕래를 위하여 가을과 겨울철에 놓이는 다리)
 
 遠峯靈雨(원지봉에 내리는 신령한 비)
 
 卽遠志峯 山出遠志 春雨時至 蔥?可愛 年年放火燒之 不燒則不茂(원지봉은 원지가 나서, 봄비가 올 때면 파를 키우려고, 해마다 불을 놓아 태우며 태우지 않으면 무성하지 않는다.)
 
 盤磯垂釣(물가 반석에 있는 낚시꾼)
 
 卽立巖足 湧出水面 依江岸盤 ?爲磯者是(형제바위 아래쪽 물위에 솟아있는 바위 위에서 하는 낚시질)
 
 赤壁浩歌(부용대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
 
 卽江北石壁 有赤色甚古(강 북쪽의 석벽이 붉은 색이 있어 매우 오래되었다.)
 
 江村漁火(강촌의 고기잡이 불빛)
 
 道頭橫舟(옥연정 건너가는 나루에 매어 놓은 배)
 
 水林落霞(수림이 재에 지는 저녁노을)
 
 水林山名 在謙庵西 每日暮 霞起半邊 皆明(겸암정사 서쪽쪽 수림산에 저녁마다 으스름 끼이는 노을)
 
 平沙下雁(모래톱에 내리는 기러기)
 
 【역주(譯註)】
 獻狀(헌상):위의 있는 모양
 리이:비스듬히 이어짐.
 료繞:꾸불꾸불 굽은 모양 
 涵泓(함홍):물이 가득 고임.
 뢰라:부딪쳐서 큰 소리가 남.
 扶疎(부소):나뭇가지가 자라서 사방으로 퍼짐.
 瑤臺(요대):신선이 살고있는 누대, (달 세계),
 玄圃(현포):곤륜산 위에 있다고 하는 신선이 사는 곳
 大磯(대기):큰돌이 많은 물가
 光霽(광제):光風霽月의 준 말(비 개인 뒤에 부는 상쾌한 바람과 빛나는 달)
 達觀(달관):사물을 널리 봄.
 桃花(도화):도화수
(복사꽃이 피는 봄철 봄비나 눈 녹은 물로 가득히 흐르는 강물)의 준말
 '격:원전은 門안에 貝한 자로써 門 안에 目 아래 犬 즉 고요할 '격'으로 보았다.
(拙齋先生文集 卷10 張33에서 2000年 11月 中旬 傍後孫 東柱 謹譯)